벨기에 - 겐트 (2019. 09.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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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벨기에로, 난생 처음으로 육지로 국경을 넘어옴.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은근 감격~ 셍겐 협약 국가 내에서 국경이 과연 어떻게 되어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냥 아무것도 없음. 사진에 보이는 표지판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을 뿐ㅋ
이처럼 셍겐 협약 국가 내에서 국경을 넘는 일은 '누워서 떡 먹기' 보다 쉽지만 여권에 찍히는 도장을 못 받는다는 점은 무척 아쉽ㅠ.ㅠ
신기한 점은 아무리 국경이 사라졌다 해도 엄연히 다른 나라이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는 순간 다른 세계가 펼쳐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프랑스보다 더욱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 역시 인프라가 잘 구축이 되어 있어서인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많아짐.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도심 내에서 유유자적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자전거 도로를 더욱 확장하고 서울시의 경우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구비하는 등 자전거 문화를 장려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엿보이지만 세계 최고의 자전거 문화를 가진 유럽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
위의 사진처럼 도로 상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끔 큼직하고 분명한 색깔로 자전거 도로를 표시하고 교차로에서 차보다 먼저 갈 수 있게끔 하는 배려. 무엇보다도 훌륭한 점은 항상 침착하게 자전거와 보행자에게 먼저 길을 양보해 주는 운전자들의 매너.
우리나라의 경우, 자전거 인프라는 그렇다쳐도 과연 운전자들의 태도가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의문ㅋㅋ
길거리에 설치된 소변기에 위엄~ㅋㅋ 유럽에서는 무조건 화장실에 갈 수 있을 때 가야함. 그나마 남자는 저렇게라도 볼 일을 볼 수 있지만 여자들은 어찌할고??
그리고 도착한 겐트 구시가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왔는데 이건 정말 순수한 놀라움과 경탄 그 자체. 왠지 파리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아기자기한 느낌이 물씬~
겐트는 벨기에의 3대 항구도시이자 대학도시라지~ 그래서 그런지 Leie 강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대학생들이 많이 눈에 띔.
저렇게 길바닥에 아무렇지 않게 다같이 주저 앉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정말로 부럽~ 내가 서울에서 대학 다니던 시절은 좁은 캠퍼스를 벗어나는 순간, 차와 먼지, 온갖 잡다한 상점들만이 가득했는데.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과 차 없는 거리가 사람들에게 낭만과 편안함 그리고 자유를 선물해 주는 듯~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그라베스틴(Gravensteen) 성에 입장. 무료로 제공되는 오디오 가이드(슬프게도 한국어 지원 X)를 들으며 한 시간 반 남짓 걸린 성 투어는 정말로 대만족!!
성 자체에 볼거리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성 구석구석에 담긴 이야기를 아이에게 동화책 읽어주듯,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로 들려주던 오디오 가이드가 너무나도 좋았음! 강추!
유명하다는 벨기에의 초콜릿도 먹어 보고.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우리나라의 마트에서 파는, 설탕 덩어리의 흔해 빠진 초콜렛과 다르게 여기 초콜릿은 정말 맛있게 달음. 먹으면 잠시나마 몸에 온기가 돌고 행복해지는 맛ㅋㅋ
그리고 카페에 앉아 주필러(Jupiler) 생맥 한 잔~ 벨기에의 축구 리그를 '주필러 리그' 라고 할 정도로 여러모로 유명하고 맛있다는 이 맥주!
원래 맥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였는데 일본 유학 기간 중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의 맥주를 접하게 되며 맥주를 즐기게 됌. 일본 맥주가 한국 맥주에 비해 한 차원 높은 맛이라면, 유럽 맥주는 맥주의 본고장답게 일본 맥주에 비해 또 한 차원 높은 맛!
맥주의 맛 평가를 두고 구수하다, 깔끔하다, 청량하다, 목 넘김이 좋다, 묵직하다, 산뜻하다 등 많은 표현을 쓰지만. 나에게는 그저 '순수하게 맛있다, 한 잔 더 하고 싶다'라는 원초적인 생각 만이 맴돌 뿐ㅋㅋ
이제 막 난생 처음으로 유럽에 온 서울 촌놈이라서 아직은 모든게 새롭고 아름답게만 보임. 근데 꼭 그렇지 않아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겐트와 같은 유럽의 도시는 모두에게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
심지어 맥도날드조차 아름다워 보였던 아기자기한 멋이 살아있는 겐트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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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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