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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 로테르담, 자연보다 더 자연을 닮은 마을 (D+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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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 로테르담 (2019. 0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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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쉥겐 협약으로 인해 국경(검문소)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국경을 지나는 주 도로에는 최소한의 확인 장치(?)는 설치해 놓은 듯.

 

 유유자적 국경을 넘어 벨기에에서 네덜란드로 넘어옴. 

 

 

 벨기에에서 느꼈던 유럽 자전거 문화의 놀라움. 네덜란드에 와서는 그냥 할 말을 잃음ㅋㅋ

 

 아침 등교 시간에 맞춰서 사이좋게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 여자 아이들. (걸어가는 학생은 일도 없음~) 철새처럼 긴 행렬을 이루며 분주하게 지나가던 학생들. 

 

 저 많은 자전거를 수용하려면 운동장만한 크기의 자전거 주차장이 필요할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우연히 만난 네덜란드 여고생이 말했지.

 

 "가끔은 하교 때 사람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려서 자전거 갖고 나오는 데만 이십 분씩 걸리곤 해."

 

 "!?!?!?"

  

 여하튼간에 뭐든 많으면 좋지 않은 법ㅋㅋ 그 와중에 일차선 도로에 설치된 이차선 자전거 도로는 충격 그 자체! 이 정도면 확실히 자전거가 사람이나 자동차보다 먼저인 듯~

 

 

 호스텔에서 만난 네덜란드 친구가 자기네 나라에는 자연이 없다고 불평을 했었지. 

 

 네덜란드 전 국토의 25%가 간척지인 만큼(특히나 바다나 강, 호수 근처의 국토는) 이 친구 말처럼 자연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히려 진짜 자연 안에 있는 것보다 더 자연 안에 있는 거 같은 이 느낌은 무엇인지.

 

 어렸을 적 보았던 텔레토비 동산에 와 있는 듯한 느낌. 주변이 온통 녹색, 그린, 미도리 천지. 심지어 운행 중인 노면전차 노선까지 녹색!

 

 한 연구에서 녹색(나무, 풀, 산 등)을 자주 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데 당장 여기로 이사 와야 할 판!

 

 

 마을 한복판에 저렇게 오리가 무리지어 뒤뚱뒤뚱 걸어다님. 

 

 이 장면만으로도 신기해 죽겠는데 더욱 신기했던 점은 가끔씩 도로를 가로막는 오리들한테 누구 한 명 소리치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려가며 빵빵 거리지 않는다는 점. 그냥 갈 길 가기를 차분히 기다릴 뿐.

 

 나 스스로를 초식남이자 참을성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도심에서 오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려??' 나는 자신없음~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 우리 나라 도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스포츠 '조정'에 눈이 휘둥그레짐. 

 

 무엇보다도 꽤나 힘든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처럼 여성 참여율이 높다는 게 인상적임.   

 

 

 그저 헛웃음을 만들며 멍하니 바라보았던, 홍해의 기적만큼 경이로운 풍경. 

 

 당시는 아마 평일 오전 9시 반 정도였지. 여전히 출근 시간이었을텐데 갑자기 저 멀리서 작은 보트 하나가 나타나더니 곧 이어 "띵동띵동" 소리와 함께 다리를 지나가던 차들과 행인들 모두 동작 그만!

 

 나는 정말로 설마설마 했어. 내 눈과 귀를 믿을 수 없었지. 출근 시간대에 단 한 대의 보트를 위해서 저 수많은 차량과 행인들이 멈추다니. 저 하얀 다리가 보트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올라갈 때까지는 정말로 한 세월이 걸렸지.

 

 거짓말 안 하고 십 분 가까이 걸렸을 거야. 그 시간 동안 주변은 쥐죽은 듯 조용하더라고. 누구 한 명 불평을 하거나 빵빵거리거나 큰 소리를 내지 않았지. 나 혼자 만이 눈이 동그래져서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지.

 

 마침내 다리가 다 올라가고 보트는 유유히 지나갔지(심지어 이 보트는 바다로 놀러나가는 것처럼 보였음.) 다행히 다리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건 빠르더라고.  그 후, 기다리던 차와 행인들도 다시 유유히 자기 갈 길을 가기 시작했어.

 

 네덜란드 사람들의 사고는 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건지... 나로서는 오리무중~ 

 

 

  동네 마트 안에서 발견한 무료 커피와 테이블. 

 

 엥?!?!?! 마트 안에 무료 커피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테이블이라니? 

 

 일부러 필수적인 일상용품은 가장 구석에 진열함으로써 쇼핑객의 이동 동선을 넓혀 쓸데없는 상품에도 시선을 돌리게끔 하고, 시간 걱정 말고 오래오래 쇼핑에 집중하라는 배려(?) 차원에서 시계 따위는 없애버리고, 빈 공간 없이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물건을 구비해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마트에서!! 자본주의의 작은 표상인 마트에서!! 무료 커피와 테이블이라니!!

 

 어쨌든 덕분에 나는 땡 잡았음ㅋㅋ 커피 맛도 매우 훌륭ㅋㅋ 다과까지 같이 구비되어 있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을텐데~

 

 믿을 수 없는 네덜란드의 작고 소소한 일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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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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