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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 오스트리아 - 독일] - '하루 만에 3개국 지나가기' 그리고 '코젤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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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 '하루 만에 3개국 지나가기' 그리고 '코젤 맥주' (201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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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정체가 뭐니?

 두 발만을 이용해서 하루 만에 3개국을 지나간 한국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물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알아줄 필요도 없지만, 또한 1등으로 댓글 달고 자랑하는 것 만큼이나 정말로 쓸데없는 일이지만...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한다는 건 은근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다!! 오늘 나는 체코에서 오스트리아로, 오스트리아에서 독일로 넘어왔다. 하루 만에 3개국의 땅을 밟았다!

 

 

체코 Coop 마트, 맥주 가판대
???

 3개국이고 자시고 사실 이번 포스팅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그건 바로 '코젤 흑맥주' 찬양!

 

 마침내 내 입맛에 안성맞춤인 맥주를 찾았다. 문자 그대로 매!일! 마!셔!도! 결코 질리지 않는 맛있는 맥주를 찾았다.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안 사고는 배길 수 없는 맥주를 찾았다.

 

 다시 한 번 성스럽고 아름다운 그 이름을 외친다. 

 

 '코젤 (Kozel) 흑맥주'

 

 코젤 맥주는 체코 맥주이다. 참고로 코젤 맥주는 흑맥주(Dark)와 프리미엄 라거 (Premium Lager) 두 종류가 있는데 나는 흑맥주를 말하는 거다. (물론 기대를 가지고 코젤 프리미엄 라거도 마셔봤지만 내 타입이 아니다.)

 

 노원구 공릉동에는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 이라는 흑맥주로 유명한 맥주집이 있다. 공릉동에 20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이 가게에 아직 한 번도 가보질 못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우선 내가 다른 토종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라거 맥주에 익숙하다는 점. (반대로 말하면 흑맥주가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대량생산 맥주와 수제 맥주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 먼지가 풀풀 날리는 주머니사정음 덤. 

 

 어찌되었든 간에 흑맥주가 이리도 맛있는 맥주인 줄 알았다면 '이 친구는 왜 꼭 저기를 가고 싶은 거고 나는 대체 왜 따라가야 하는 거지?' 라며 영문을 모르는 친구들을 불러모아 진작에 한 번 가보았을 테다.

  

 사실 흑맥주라고 다 맛있는 건 아니었다.

 

 전세계에서 흑맥주로 가장 유명한 기네스(Guiness). 유럽에서 와서 캔으로도 병으로도 생맥주로도 마셔보았지만 (아시다시피 맥주는 보관 용기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 전문가가 말하길 캔<병<생맥주 순서로 맛있다고.)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너무 묵직해서 부담스럽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이 코젤 흑맥주는 적당히 묵직하면서 달달하다. 목 넘김 또한 매우 부드럽다. 청량감은 떨어지지만 그래서인지 쥬스를 마시듯 가볍게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주량이 약한 나는 보통 500ml 병맥주를 사면 혼자 마시기에는 조금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코젤 흑맥주는 마치 보리차처럼 입에 착착 감기는 맛에 언제라도 아주 부담없이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코젤 흑맥주의 발견 이후 이후로는 항상 슈퍼마켓에서 행복하지만 긴 고민을 해야만 했다.

 

 '모처럼의 기회니까 유럽 여행할 때 최대한 다양한 맥주를 마셔봐야지. 오늘은 독일의 밀맥주를 마셔봐야겠다. 어떤 게 좋을까? 어? 코젤 흑맥주네... 어떡하지? 젠장할...'  

 

 

흔하디 흔한 독일 마트
파사르 (Passau), 성 슈테판 대성당

 뮌헨으로 향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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